원고하기싫다
연신 노트북 앞에서 검은색 펜을 들고 선을 그어대는 하루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신타로는 들고 있던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머그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선배, 좀 쉬어가면서 해요. 그제부터 계속 붙잡고 있지 않았어요? 신타로의 말에 환하게 불이 들어온 작은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던 하루카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신타로를 바라보았다. 어? 으응, 그러네…. 하지만 곧 마감일이니까, 얼른 하지 않으면 곤란해질 것 같아서…. 확실히 이 사람, 저번주 부터 계속 놀고 있었지. 허어. 신타로는 숨을 내쉰다. 그러게 진즉 하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자꾸 하고 싶지 않아~ 라면서 할 일을 미루니까 이렇게 된 거라고요. 다 자업자득이에요. 엑, 으으…. 그럴까나~. 그럼요. 하루카는 입술을 비죽거린다. 이윽고 옆에 있던 머그잔으로 손을 뻗어 손잡이를 손끝으로 잡고 들자 신타로는 뜨거우니까 조심하세요. 하며 작게 충고를 했다. 응응. 부드럽게 코끝에서 맴도는 달콤한 초콜릿 향에 이끌리듯 머그잔에 입술을 대고 느긋이 코코아를 홀짝거리던 하루카는 별안간 잔을 내려놓고 다시 작업에 집중했다. 그것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려니, 아~ 확실히 아쉽긴 아쉽네요. 선배랑 놀고 싶었는데. 혀끝에서 빙글빙글 맴도는 말을 꾹 삼켜낸 채로, 소파에 기댄 신타로는 하루카의 노트북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원고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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