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씨발 널 죽이고 싶어한다는 걸 모르고 있었어? 카노는 잘 갈려진 검은색 손잡이의 식칼을 쳐들고 신타로의 멱살을 확 끌어당겼다. 언제나, 언제나, 언제나, 언제나! 내가 널 죽이고 싶어하는 걸 모르고 있었느냐고!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식칼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팔에 꾹 힘을 주고 있으니 온몸의 힘이 절로 빠지는 기분이 든다. 제 앞에 있는 사내는 울고 있었다. 뚝뚝, 검은색 눈동자로부터 고여 뺨을 타고 떨어지는 눈물이 증오스럽기 그지없어서! 카노는 입술을 잘끈 깨문 채로 매섭게 신타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신타로의 눈동자를 마주한다. 반짝반짝 눈물에 젖어 빛이 나는 검은색 눈동자가, 그토록 사랑했던 여성의 눈동자를 떠올리게 한다. 당장에라도 죽여버리고 싶어서, 다시는 숨을 쉴 수 없도록, 다시는 그녀가 떠오르지 않도록. 그 눈깔을 파버린 후 저조차도 찾을 수 없는 곳에 버려두고 싶어서. 그렇게 한다면 조금이라도 기분이 나아질 것 같아서. 카노는 들고 있던 칼을 높이 들어 당장 신타로의 가슴을 그 날카로운 것으로 관통시킬 준비를 했다.
다 네 잘못이야. 누나가 죽게 된 것도, 일이 모두 틀어진 것도. 그토록 가깝게 있었으면서, 누나는 너를 좋아했는데.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끝까지 제멋대로였던 네 녀석 때문에 이렇게 된 거야. 이러쿵 저러쿵, 제멋대로인 쪽은 그가 아니라 제 자신이겠지. 되는대로 입을 놀리며 뱉어낸 말이 참으로 쓰렸다. 그의 심장뿐만 아니라 제 심장마저도 아리게 만들고 있었다. 그것을 애써 짓밟아 무시한 채로, 나는 아무렇지 않다는 거짓말을 반복하며 분노하는 꼴이란. 카노는 숨을 헛숨을 터뜨리며 웃었다. 제 앞에서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고 젖은 눈으로 저를 올려다보고 있던 청년은 곧장 입술을 달싹거렸다.
메인 목소리를 천천히 내면서, 손을 뻗어서 자신의 뺨을 살살 쓸어내린다. 네 녀석 말이 맞아. ……아야노가 죽은 건 내 탓이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인정하지 마. 인정하지 마! 너는 내 앞에서 끝까지 나쁜 새끼여야만 했어. 어? 씨발 네가 여기서 인정하면 내가 네 눈깔을 빼다가 바다에 던져버리고 난도질을 못 하잖아. 응? 역시나 되는대로 입을 놀린다. 제 말에 신타로는 눈을 끔뻑거리며 저를 바라보고 있다가 샐쭉 웃는다. 그래, 그런 건가. 하지만 그럴 수 없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 모두 내 탓이야,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던 내…. 오, 씨발. 좆같은 주님. 어찌 이런 시련을 제게 주시나이까. 어째서 이 새끼한테 씨발 면죄부를 주고 계신 건가요. 내가 이 좆같은 새끼를 죽이는 게 그렇게도 마음에 들지 않았어? 내가! 아! 젠장.
내장이 서로 매듭을 지으며 꼬이기 시작하고 참고 있던 눈물은 터져 나온다. 더는 아무도 원망할 수 없다는 생각에 그는 넌더리를 쳤다. 아악! 소리를 지르며 들고 있던 날붙이를 옆으로 홱 던져버린 후. 잡고 있던 옷깃을 놓으며 고개를 숙인다. 신타로의 어께에 고개를 파묻고, 그는 한참을 울었다. 흐, 으……. 왜, 왜, 왜…. 이러면 안 되잖아. 응? 이럴 순 없는 거잖아. 신타로 군. 자신의 옆에서 흐느끼는 상대를 어찌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눈을 흘기며 바라보고 있던 신타로는 지그시 눈을 감고 팔을 뻗어 작은 등을 끌어안았다.
그러게. 어째서 진즉 눈치채지 못했던 걸까. 미안해. 미안하다…. 들리는 중얼거림에 진심이 담겨있어서.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음에도 그럴 수 없어서. 그는 그저 입술을 달싹거리며 흐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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