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노아야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카노아야] 멀어진다. 밤을 가득 채운 찬 공기가 자신의 뺨을 훑고 지나갔다. 이렇게 싸늘한 밤 공기를 맞으며 걷고 있자면 그의 눈 앞에는 흐릿하게 그림자가 생겼다. 비록 보이는 것은 검은색으로 가득 찬 음영 뿐이었지만 그는 그것이 무엇인지, 누구인지, 그리고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어떤 색깔을 담고 있는지 모두 기억하고 있었고 느끼고 있었다. 그도 그럴 수 밖에, 몇 년 전 눈 앞에서 죽어버린 사람을 잊어버리는 것은 보통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것도 자신의 눈 앞에서 죽은 이가 다름 아닌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이라면 더욱더. 그는 눈 앞에 아른거리는 것을 쫓으며 좀 더 빠르게 걸음을 재촉했다. 잡을 수 있다면 잡고만 싶었다, 나풀거리는 붉은 목도리가 자신의 것이 아닌 그녀의 것이었음 싶었다. 허나 걸어도 걸어도, 빠른 속도..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