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해. 그렇게 말하며 저에게 어디서 가져온건지 모를 장미꽃을 한 송이 내미는 코노하를 보며 쿠로하는 눈썹을 추켜세웠다. 네 녀석 생일이라면 모를까, 그 생일이라는 의미없는 날에 날 껴넣는 짓은 하지 마. 그렇게 퉁명스레 이야기 하며 손사레를 치자 축 눈을 내리뜨고는 어깨를 늘어뜨린다. 니가 무슨 강아지냐고. 무어라 한 마디 하려고 했던 것을 꾸욱 눌러 참으며, 쿠로하는 허어. 한숨을 쉬었다. 이것 참 태평한 새끼일세. 그 날카롭고 소름돋는 눈빛으로 천천히 코노하의 발끝부터 머리 꼭대기까지 훑어나가던 그는 곧 턱을 괴고 있던 손을 뻗어 장미꽃을 홱 낚아챘다. 내 성격도 꽤 많이 죽었지. 그런 소리를 하며 장미꽃을 이리저리 돌려보는 시선이 그리 부정적이지만은 않은 것이, 코노하는 살짝 고개를 들어 쿠로하를 바라보다 웃는다. 생일 축하해. 저와 똑같이 생겨먹은 생물체 하나, 자기 자신, 허나 저는 아닌. 색깔만 다를 뿐인, 대조적인 얼굴을 바라보며 쿠로하는 장미꽃을 코노하에게 돌려주었다.
생일 축하한다, 글러먹은 놈아.
'글 > 카게프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토신] 안 사귑니다. (0) | 2015.12.25 |
---|---|
[신쿠로신] 바람 났습니다. (0) | 2015.12.24 |
[신타로+하루카] 크리스마스 선물 (0) | 2015.12.23 |
[쿠로신] CRISPAPPLES 4. (0) | 2015.12.21 |
[쿠로신] 묵사 (0) | 2015.1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