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죽이고 싶었어, 너 말이야. 쿠로하의 말에 신타로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알고 있어. 그리 말하는 목소리는 담담하기 그지없어서 솔직히 무언가 반응을 필요로 했던 쿠로하는 조금 실망하는 기색을 보이며 고개를 돌려 신타로를 바라보았다. 그게 다냐? 쿠로하의 물음에 신타로는 고개를 까딱거린다. 그럼, 뭘 바라는데? 깜짝 놀라주기라도 할까? 코웃음을 치며 손사래를 치자 쿠로하는 작게 혀를 쳤다. 하여간, 겁대가리 없는 새끼. 겁대가리가 없는 게 아니라 네 녀석이 하도 협박하고 줴패고 죽이니까 이제 익숙해진 거야. 그런 말대꾸를 하며, 그는 자신의 눈가를 가리며 고개를 숙였다. 발끝에서부터 오르기 시작하는 열에 그는 어떻게든 그것을 떨쳐내려 애썼다. 감기에 걸린 것일까? 아니면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신타로는 눈을 감았다. 생각해야만 했다, 생각해내야 해. 생각해내야 해. 몇 마디 중얼거리며 미간을 꾸욱 엄지손가락으로 누르자 쿠로하는 가만히 그 모습을 바라보다 손을 뻗어 자신의 팔을 홱 낚아채 자신의 뺨에 댄다.
"얼굴 찌푸리지 마. 더 못생겼으니까."
그렇게 저를 쳐다보는 얼굴이 성품과는 다르게 순하디 그지없어서, 아, 순간적으로 쿵 하고 떨어져 버린 자신의 심장을 꽉 손으로 부여잡은 그는 쿠로하의 어깨에 고개를 파묻고 눈을 감았다. 젠장, 너 잘생겨서 짜증 나. 신타로의 말에 쿠로하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묻는다. 반했냐? 응. ‥‥켁.
'글 > 카게프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토신] 친구가 되어드립니다. 1 (0) | 2016.01.02 |
---|---|
[쿠로신] 오만과 편견 (0) | 2016.01.02 |
[쿠로신] 오만과 편견 (0) | 2015.12.30 |
[하루타카] 시린 햇빛 (0) | 2015.12.29 |
[세토신] 설득 (0) | 2015.1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