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이런 꼴이겠지
도대체 씨발 이게 다 뭐냐. 쿠로하는 제 아래서 번쩍 손을 들어 올리고 연신 보스! 보스! 라는 단어를 외쳐대는 노란색 콩 덩어리들을 손으로 가리켰다. 소파 위에서 얇은 잡지를 팔랑거리며 넘겨대던 신타로는 쿠로하의 물음에 흘긋 그를 바라보며 어깨를 들썩거린다. 나도 모르지.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아까부터 보스 보스 거리는 거, 너 말하는 거 아니야? 난 이런 놈들 부하로 둔 적 없는데. 신타로를 향하던 시선이 그대로 돌아와 노란색의 덩어리들을 향한다. 근데 뭔 놈의 새끼들이 이렇게 제멋대로 생겨먹었나 싶은 것이, 기본적으로 노란색 덩어리에 고글을 쓰고 있고 파란색 옷을 입고 있었지만 모양은 규칙 없이 그저 제멋대로 생겨먹었다. 그것도 모자라 어떤 놈은 머리 꼭대기에 머리카락 세 가닥까지 붙어있으니. 어디서 튀어나온 생물이야?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래야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쿠로하는 물끄러미 그것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그것 말고도 이상한 점이 있는데. 도대체 씨발 왜 아까부터 보스라는 말을 반복하고 있는 건가. 별안간 그는 의문을 가진다. 눈을 가늘게 뜨고 그들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물끄러미. 물끄러미. 물끄러미…, 물끄러…, 어우. 그만두자. 그는 황급히 시선을 거뒀다. 이 새끼들 눈빛이 징그럽고 기분 나쁜데 총으로 쏴갈겨도 괜찮냐? 여전히 잡지를 팔락이고 있는 신타로에게 묻자 그는 완전히 질렸다는 표정이다. 야, 씨발. 아무리 귀찮게 옆에서 보스, 보스, 보스 우와아! 그 소리를 반복한대도 그렇지, 넌 저것들을 쏴 갈길 생각을 하냐? 이 새끼 이거 완전 사이코패스 아니야. 새삼스럽게 알았나 보네. 그럼 쏜다. 그는 허리춤에 있던 총을 꺼내 들어 장전했다.
와.
씨발.
저 미친 새끼, 진짜……. 완전히 경악했다. 고개를 돌려 입을 떡 벌리고 저를 쳐다보는 것이 꽤 볼만한 얼굴이렷다. 이 얼빠진 얼굴을 사진으로 한 장 남겨둘 수 있으면 좋으련만. 와중에 그런 생각이 스쳤다. 허나, 신타로는 그렇게 여유로울 수 없었다. 여기서 저 새끼가 저 조그마한 것들을 총으로 쏴 갈겨 죽여버리면 순식간에 아지트 바닥이 피바다가 될 것은 물론이요, 그것보다 솔직히 이쯤 되면 세토가 불쌍하다. …마치 야생 동물은 진정시키듯, 잡지를 내려놓은 신타로가 살살 웃는 얼굴로 손을 들었다. 자, 쿠로하 어린이, 침착하게 그거 내려놓고 우리 말로 하자. 어? 이게 어디서 애새끼 취급이야. 미니언을 향하던 총구가 신타로에게 돌아갔다. 악, 씨발 미쳤어? 오오냐, 미친 건 네 새끼지. 어디 대가리에 구멍 뚫릴 때까지 지껄여 보시지요. 아니, 씨발 죄송합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신타로의 흐느낌이 아지트를 울리자 연신 보스를 외쳐대던 미니언들의 함성이 뚝 끊겼다.
…쿠로하는 생각했다. 겁먹었나? 오, 이렇게 하면 내쫓을 수 있는 건가. 쿠로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것들을 바라보았다. 한 곳에 우르르 모여있던 것들은 곧 쿠로하의 시선에 얼어붙은 듯싶었다. 이대로 저 새끼를 쏴 갈기면 도망가나? 쿠로하는 신타로를 향해 천천히 방아쇠를 당겼다. 탕! 악, 씨발! 소년은 눈을 질끈 감았다. 오, 씨발. 주님. 도대체 내가 전생에 뭘 잘못했더라. 수만 가지의 생각이 머리를 가볍게 스치고 떠났다.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아서, 아, 나는 이미 뒤졌구나. 그래 천국에 온 거야. 그리 생각했건만, 이윽고 와우! 와워! 호우! 함성이 파도처럼 몰려들었다. 어라, 안 뒤졌어?
신타로는 서서히 눈을 떴다. ……야, 나 솔직히 이 새끼들 상대할 자신이 없어. 내가 너 말고 다른 녀석한테 이런 소리 하는 건 처음인데, 쟤들 좀 또라이 같아. 신타로의 말에 쿠로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총알이 박힌 벽에서는 아직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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