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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카게프로

[쿠로신] 움짤 진짜 왜 이렇게 무섭지



[BGM] Adam Lambert - Runnin' 





  그러니까 씨발 선택을 잘했어야지! 쿠로하는 입꼬리를 끌어올려 웃으며 두 팔을 뻗어 신타로의 목을 꽉 잡아 벽으로 밀어붙였다. 벗어날 줄 있을 줄 알았어? 도망갈 수 있을 줄로만 알고 있었냐고! 숨통을 죄여오는 손길에 온몸의 세포가 요동치며 당장 숨을 들이켜 정신을 붙잡으라고 비명을 지른다. 그 본능에 자연스럽게 이끌려서, 자신이 어떤 상황인지 전혀 인지하지 못한 듯 그는 입술을 뻐끔거리며 숨을 들이켰다.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어떻게든 살아야만 했다. 여기서 벗어나야만 했다. 이 좆같은 새끼 손에서 씨팔 놀아나게끔 되어서는 안 됐다. 컥, 커억, 컥‥! 축 늘어진 팔을 천천히 들어 올린다. 자 모가지를 꽉 붙잡고 놓아줄 생각조차 하지 않는 이의 팔을 자신이 실을 수 있는 최대한의 힘으로 꽉 붙잡은 뒤 손톱을 세워 그의 살갗을 긁어내기 시작한다. 기분 나쁜 감촉이 손끝에서부터 서서히 새어들기 시작한다. 당장에라도 그만두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다. 생존을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해야만 했다. 

  그는 이를 악문다. 꽉 다물려진 입술 사이로 옅은 신음이 흘러나왔지만, 그것을 신경 쓸 겨를 따위는 이미 아무 데도 없었다.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몇 번이고 같은 말을 속으로 되새기고 반복하며 내뱉은 저주가 부디 저 씹새끼의 몸에 타고 들어갈 수 있기를! 그는 간절히 빌고, 기도한다. 제를 이렇게까지 밀어붙인 신을 원망하고 증오하면서도 또다시 간절하게 빌고 있는 제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 그는 헛웃음을 쳤다. 병신 새끼. 뭐든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어림도 없는 소리! 너는 벗어날 수 없어. 여기서 몇 번의 죽음과 몇 번의 만남과, 그래. 씨발 더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이 존재할 뿐이야. 저 자신에게 몇 번이고 같은 말을 속삭이면서 소녀는 고개를 쳐들고 씩 입꼬리를 끌어올려 웃었다. 점점 목을 죄고 있던 손의 힘이 풀어지는 것을 느끼면서 그는 부족했던 숨을 들이켜며 입을 열었다. 

 "그래, 씨발. 어디 죽이고 싶은 만큼 죽여 봐. 새끼야." 

 공간 가득히 뚜득, 뚜득, 사람의 뼈를 분지르는 듯 소름 끼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