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세레노 - 마지막 세계의 왈츠
"구하고 싶었다면, 알아?"
너는 알지 못하는 나만의 일, 우리의 일. 오직 나뿐만이 기억하고 있는 그 모든 것. 신타로는 코노하와 맞댄 등을 굽히고 마른세수를 했다. 이렇게 물어도 너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겠지. 분명히. 알고 있는 것은 나 하나 뿐이니까. 외로워서, 슬퍼서, 모든 것을 잊어버렸으면 해서. 어쩌면 주어진 것들을 기억하고 싶지 않았는지도 몰라. 그게 너무 슬펐으니까, 나는 이전과 같은 행동을 결국 다른 방식으로 반복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주억거리니 코노하는 잘 모르겠어‥‥. 라며 조그마한 소리로 답해오는 것이 아닌가. 그래, 역시 알 수 없겠지. 신타로는 고개를 젓는다. 이건 나만의 기억이야. 그리 말하며 고개를 쳐들고 하늘을 바라보자 눈이 부시다. 이토록 맑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라니, 날씨도 저희를 따라 미쳐버린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소년은 그 모든 것에 대한 기대를 버렸다. 반복되는 세상에서 벗어나자, 라는 것도‥. 사실 더 이상은 필요 없을 것 같아. 이대로 있으면 안 될까? 그런 물음을 꾹 삼킨다.
코노하는 소년은 가만히 바라보다가 몸을 돌려 신타로를 꼬옥 끌어안았다. 저기, 신타로. 저의 이름을 부르는 코노하의 목소리에 그는 멘 목소리로 응? 하고 물으며 고개를 돌린다. 코노하는 신타로의 어깨에 이마를 대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웅얼거린다. 저기, 하지만‥. 알고 있어. 뭘? 신타로는 묻는다. 괜찮아. ‥그게 뭐야. 코노하의 고개를 돌려 그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으며 그래, 난 괜찮아. 그리 말하니 신타로가 괜찮은 게 아니야. 라며 단호히 말을 끊어버린다. ‥그럼, 뭐가 괜찮은 건데? 저의 물음에 코노하는 노력했으니까, 괜찮아. 그렇게 말하며 저를 끌어안은 팔에 좀 더 힘을 싣는다. ‥‥‥어째서.
뚝, 뚝, 뚝. ‥‥이전보다 거세진 빗방울이 저의 뺨을 사정없이 걀긴다. 뺨의 윤곽을 따라 천천히 흘러내린다. 벅차오르는 것을 참지 못하고 입 밖으로 내뱉어내며 그 누구보다 서럽게 흐느끼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도, 여전히. 코노하는 여전히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그렇게 속닥거린다. 몇 번이고 듣고 싶었는지 몰라. 괜찮다고, 할 수 있을 거라고. 나만 기억하고 있는 게 아니라고‥‥. 너는 노력하고 있다고. 몇 번이고 듣고 싶었어. 그렇게 말해주길 바랐어. 그렇게‥‥. 말할 수 없었던 것을 미친 듯이 쏟아내자, 청년은 마른 손으로 저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는다. 응, 알고 있어. 괜찮아.
내일은 비가 그칠까, 헛된 희망이라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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