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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카게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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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켄지] 방송까지 2분 10초 남았는데 여유롭게 청혼하는 쿠로하가 나오는 글 "제기랄, 타테야마 켄지로 어딨어." "아까 전까지 통제실 안에 계셨어." "이미 다녀왔다, 근데 없다고. 여기 선생 어딨는지 아는 새끼 단 한 명도 없냐?!" 분주한 사무실을 울리는 쿠로하의 목소리에 스태프들의 시선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 마냥 한 곳에 꽂힌다. 아, 저 미친 새끼 또 왜 저래. 골치 아프다는 듯 이마를 짚고 푹 한숨을 쉬어대던 신타로는 하던 일이나 마저 해! 저 새끼 노망났다! 그리 소리치며 옮기던 서류를 마저 옮기기 시작한다. 뒤통수로 살기를 담은 쿠로하의 뜨거운 시선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지만 어느 정도 그것을 무시하는 일에 익숙했던 신타로는 시선을 완전히 차단하기 위해 쏙 통제실로 뒤꽁무니를 감췄다. 영 고까운 듯 그것을 노란 눈으로 흘기던 청년은 두 손을 쭉 편 뒤 입꼬리 옆에..
[하루신] 마지막 부탁 [BGM] I Wouldn't Mind - He is We 신타로, 부탁이 있어. 벌어지는 입술 사이로 흘러나오는 말을 견딜 수가 없었다. 나풀거리는 커튼의 너머가 뿌옜다. 눈물 때문인지, 워낙 독특한 커튼의 재질 때문인지는 알 턱이 없었으나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둘 사이에서는 그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노란빛을 띠고 있는 맑은 햇빛은 정말로 당연한 것이었으므로 둘 중 누구도 그것에 대한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는 것 정도였다. 신타로는 축축해진 손등을 반대쪽 손바닥으로 대충 닦아낸 후 그것을 져지 끝자락에 닦아내고 코를 훌쩍거렸다. 느긋이 고개를 들고 애써 씩 웃어 보이니 하루카 또한 굳어있던 얼굴의 근육을 풀고 빙그레 웃어 보인다. 혀뿌리까지 차오른 숨과 여러 감정을 대충 삼켜내며 가슴을 쓸어내린 소년은..
[하루타카] Feat. 히스님...... "타카네, 야식 먹을까?" "……너, 그 소리 어제오늘로 이번 주만 다섯 번째야." 침대 위에 나란히 누워 있으려니 몸을 뒤척이며 저를 바라보는 눈동자에 반짝반짝 빛이 돌았다. 물끄러미 빛이 도는 눈동자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천천히 눈길을 거두어 돌리니 타카네? 하며 제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린다. 아, 안 돼! 나 이번에 살쪘단 말이야! 짧게 뱉어내고 다가오는 얼굴을 손가락 끝으로 이마를 살짝 눌러 떨어트리니 곧장 추욱 늘어져서는 타카네~ 하고 우는 소리를 낸다. 제 옆에서 끙끙거리며 연신 야식을 찾는 목소리를 계속 듣고 있으려니 곧 그놈의 야식 한 번 먹어주지 못할 이유가 있나? 싶은 생각이 아슬아슬하게 제 정수리 위로 빗겨 지나친다. 아니, 위험하다. 위험하다. 위험하다! 확실히 위험하다. 제 옆..
01 "그만둘 수 있을 것 같아." 신타로의 말에 쿠로하는 이마를 짚고 있던 손을 느긋이 떼어내며 고개를 들고 신타로를 바라보았다. 건너편의 갈색 소파 위에 앉아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물끄러미 자신을 바라보는 그 모습이 퍽, 쓸쓸하게만 보여서 그는 허, 작게 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 그만둘 수 있을 것 같아? 짧게 입맛을 다시며 영 탐탁치 못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으려니 신타로는 살살 고개를 끄덕인다. 응, 그만둘 수 있을 것 같아. 마치 무언가가 강하게 제 머리를 후려 갈긴 것처럼, 강한 통증이 머리로 밀려오고 그것은 곧장 온몸을 흐르는 피에 녹아들어 진저리를 치게 만든다. 눈 앞이 캄캄해지며 정신이 아찔해진다. 내키기만 한다면 이대로 눈을 감은 채 캄캄하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시야를 ..
[쿠로신] 사랑하는 방식 [BGM] Against The Current - Water Under The Bridge 마치 누군가가 휘두른 금속 재질의 야구 방망이처럼 머리를 홱 치고 간 말의 통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했다. 키사라기 신타로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위에서 다소 퉁명스러운 얼굴로 제 얼굴을 내려다보고 있는 쿠로하의 노란 눈과 물끄러미 시선을 맞췄다. 자신을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는 노랗게 빛을 내는 눈동자를 두렵게, 역겹게 여겼던 것은 언제의 일이었나. 그는 생각에 빠진다. 허나 깊게 들어가지도 못한 채 곧바로 자신의 눈을 감싸는 핏기없는 차가운 손바닥에 그는 가볍게 몸서리를 치며 숨을 삼켰다. 뭐 하는 거야.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혹여 옅은 빛줄기라도 닿아올까 눈을 가늘게 뜨며 손을 들어 ..
[세토신] 방송 중 "신타로 씨, 좋아해요." 마이크를 꾹 붙잡고 내뱉는 말에 슬슬 웃음이 샌다. 제 앞에 놓인 종이뭉치를 한꺼번에 들어 책상을 두드림으로써 대강 정리를 마친 청년은 그것들을 자신의 앞에 가지런히 내려놓은 채 천천히 넥타이를 잡고 살살 끌어내렸다. 쿵쿵, 몇 번이며 제 가슴을 기분 좋게 때려대던 심장이 식도를 타고 목의 중간까지 올라온 것만 같은 기분에 빠진다. 숨 막혀, 작게 중얼거린 말소리 사이에 90초 남았어~ 하는 장난기 가득한 청년의 목소리가 새어들었다. 아무래도 얼굴 붉어진 것 같지? 이어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에 입술을 잘근거리던 신타로는 옅게 속닥거린다. 안 빨개졌어, 좀 닥치고 있어. 카노. 퍽 부끄러운 모양이었던지 속닥거리는 얼굴의 인상이 미미하게 구겨져 있었다. 10초 남았네! 하는 목소..
잊을 수 없는 것들 上 ※ 사람에 따라 민감한 소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 본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의학 용어와 지식은 맹신할 수 없는 것들임을 유의해주세요. ※ "행잉(Hanging)?" 신타로의 물음에 그의 옆에서 연신 입술을 잘근거리던 타카네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새 목을 매서 자살시도를‥‥. 수만 가지의 많은 생각이 머리를 강하게 때리며 지나친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당황하여 눈을 둘 곳을 찾지 못하고 미친 듯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검은 눈동자가 보통 정신 사나워서야. 신타로는 제 뜻대로 되지 않는 눈동자의 움직임을 어떤 방법으로든 멈추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꾹 눈을 감은 채로 고개를 숙이고 이마를 짚었다. 조금 전까지 환자와 함께 산책을 나갔다가 온 탓인지, 아까 손에 쥐었던 차가운 콜라 캔의 냉기가 남아..
인간관계를 되돌아보는 신타로가 나옵니다 신타로의 마음을 대신할 짤방이 필요했습니다. (신타로: 씨발) "오, 신타로 군. 마침 잘 왔다." 키사라기 신타로는 평소와는 달리 환한 웃음으로 저를 반기는 타테야마 켄지로를 병실의 입구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며 몸을 움찔거렸다. 뭐, 뭡니까. 평소와는 다르게. 일말의 불안함을 느끼며 눈을 끔뻑거리니 사내는 무슨 일이긴, 반가워서 그러지. 털털한 웃음을 흘리며 이야~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은. 능청스레 손을 까딱거린다. 이것이 통 찝찝해서야. 개운치 않은 표정으로 눈을 치켜뜨고 천천히 켄지로에게 다가간 신타로는 고개를 돌려 푸른 담요를 덮은 채 눈을 감고 새근새근 잠이 든 환자를 바라보며 작게 웃었다. 이렇게 편안한 표정으로 잠을 자는 환자를 보고 있노라면, 그간 자신이 했던 노력이 그저 물거품은 아닌 것만..